보르헤스 그리고...나

니코스 카잔차키스 「그리스인 조르바」

알포 2018. 6. 4. 19:52



니코스 카잔차키스 「그리스인 조르바」/김안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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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인 조르바>를 읽고


그리스인 조르바

니코스 카잔차키스(1883.2.18~1957.10.26.)1946년에 쓴 소설입니다.

이 두꺼운 책에는 과연 어떤 내용을 담았을까

그는 이 책을 통해서 무엇을 말하고자 했을까

조르바는 과연 어떤 인물인가

이 세 가지 궁금증으로 한 장 한 장의 페이지는 잘 넘어갔습니다.

에코의장미의 이름 .는 이윤기 (열린책들)을 읽었지만

카잔차키스의그리스인 조르바는 이윤기 이 아닌 김욱동 (민음사)을 골랐습니다.

중급정도의 다소 큰 분량의 책을 읽으면서 곳곳에 숨은 많은 詩語들을

사냥할 수 있었던 것, 수확이라면 큰 수확이라 하겠습니다.


-작품개요-

 

이 이야기는 한 마디로 책과 함께 한 평생 살아가는 한 지식인(화자)

크레타 섬으로 향하는 배를 타기 위해 기다리는 중

자유롭게 살아가는 한 영혼, 괴짜노인 조르바를 만나면서

의 변화를 겪게 되는 화자의 얘기, 어떻게 보면 카잔차키스 자신의

自傳的 소설입니다.(조르바는 작가가 갈탄사업을  위해 고용한 실존인물이기도 함) 

 *                              

중단되었던 갈탄광 채굴을 다시 시작하기 위해 화자인 크레타 섬으로 출발하기 전

피레우스 항구의 한 카페 구석에 앉아 단테의 신곡에 마음을 뺐길 즈음

누군가 날 바라본다는 것을 느끼고 유리문 너머로 를 보고 있는 60대로 보이는 한 남자와

눈을  마주치는데. .  그 노인은 다짜고짜 내게 다가와서는 자신을 함께 데려갈 것을 부탁합니다.

얼떨떨하게 바라보는 내게 자신은 맛있는 수프를 만들 줄 아는 특급요리사이며

광산에서 일한 경험이 있는 나름 괜찮은 광부이며 특히 산투르일가견이 있다고

자신을 거침없이 소개하는 남자, 가 바로이 소설의 주인공 알렉시스 조르바입니다.

그의 시원시원한 말투와 태도가 마음에 들어 광산의 채굴 감독으로 고용하면서

그와의 인연은 시작됩니다.

*

조르바는 생각하는 삶이 아니라 행동하는 삶을 살아갑니다.

한 지식인(소설 속의 화자)이 자유인 조르바라는 아이처럼 순수한 새로운 세계를 만나면서

조금씩 조르바 되어가는 자신을 느끼죠.

생각을 하기 보다는 행동으로 바로 보여주며 복잡하기 보단 단순함을 추구하는

약간은 사이코적이긴 하지만 존경하게 만드는. . .꽤 매력 있는 캐릭터 입니다.

화자는 조르바와의 만남을 통해 자유인의 삶을  헐값에 배우고 있다는 생각을 하면서

조르바의 세계 속으로 점점 깊이 빠져듭니다.

 

-줄거리-

 

조르바와 는 크레타 섬에 도착한다.

섬에 도착한 는 수줍음이 많고 내성적이어서 마을 사람들과 어울리기 힘들어하나

반대로 호탕한 성격의 조르바는 카바레 가수 출신인 여관 주인 오르탕스와

스스럼없이 관계를 가지며 산투르 악기를 연주하며 춤과 노래로 허물없이 어울린다.

조르바는, 과거 도공(陶工)시절 물레를 돌리는 데 걸리적거린다는 이유로

손가락 하나(검지)를 잘라버릴 만큼 가히 기인적인 인물이다.

그는 유랑하면서 터키와의 전쟁에서는 많은 사람을 죽이기도 하고

결혼 후에도 결혼이라는 틀에 결코 구속되지 않으며 많은 여자들을 만나왔다고 자랑삼아 떠벌린다.

이처럼 자유분방하며 즉흥적인 조르바와 이지적인 ''사사건건 충돌을 빚지만

그 어떤 것 보다 지금 이 순간을 즐기는 삶에 열중하는 조르바의 모습은책 속에만 갇혀있던 ''에게

삶의 체험이라는 신선한 자극을 던진다.

*

섬에는 타락한 수도승들이 생활하는 수도원이 있고  젊고 아름다운 과부 소멜리나와

그녀에게 은밀한 욕심을 품은 마을 남자들도 있다.

노골적으로 과부를 희롱하는 마을 남자들과 달리 신사적이고 친절한 ''에게

과부 소멜리나는 마음을 열기 시작하고 그녀와 함께 딱 하룻밤을 보낸다.

*

술과 여자에 빠져 ''의 사업자금을 모두 거들내고 돌아다니던 조르바는

오르탕스 부인과 덜컥 결혼까지 한다.

그 무렵 과부 소멜리나를 짝사랑하던 마을 청년 파블리스가 그녀에게 구애했다가 거절당하자

상심하여 자살하는 일이 발생한다.

부활절 날 교회 앞마당에서 마을 남자들이 과부 소멜리나에게 돌을 던지고

조르바가 애써 그들을 만류해보지만 역부족, 결국

마을 장로이자 파블리스의 아버지인 마브란도니스는 칼로 과부를 찔러 죽인다.

오르탕스 부인도 병에 걸려 얼마 못 가 초라한 죽음을 맞는다.

*

그릇된 집단 광기와 타락한 수도승들의 침묵이 공존하는 마을에서의

광산사업과 목재사업은 실패로 끝나버렸지만

끔찍한 살인사건과 오르탕스 부인의 죽음으로 오열했지만

조르바는 절망하기보다는 고기를 굽고 포도주를 마시며 춤을 춘다.

소유에 대한 집착을 버리고 무소유를 받아들이는

자유인 조르바를 통해 ''는 진정한 의미의 자유의지를 인식하고 깊이 감화된다.

                                     --

 

화자는 크레타 섬 해변에서 조르바와 함께 지내던 때가 인생에서 가장

행복했던 시절이었다고 회고한다. 물질적으론 파산했을지언정

정신의 갱도에서는 삶의 지혜라는 값진 광석을 채취했기 때문이다.

화자는 말하자면 조르바학교에서

그동안 책에서 배우지 못한 인생수업을 받은 셈이다.

학식과 지식 면에서는 화자가 조르바보다 뛰어나지만 인생경험으로 말하자면

그에게 훨씬 못 미쳤던 것이다.

-譯者 김욱동 교수의 작품해설 중에서-


蛇足:

1)소설의 중심부로 이동하면서 두 사람의 끈끈한 우정에 저 자신도 모르게

여러 차례 눈물을 흘렸으며. . . 끝날 때까지 눈물을 빼는 책입니다.

이 작품을 읽은 분들은 대부분 그런 줄로 알고 있습니다.

소설을 읽으면서 눈물을 흘린 기억은 별로 없는데. . .

이 책의 백미가 아닐까싶습니다.

2)나는 아무것도 바라지 않는다.

나는 아무것도 두려워하지 않는다.

나는 자유다.

고향 크레타 섬에 있는 니코스 카잔차키스가 생전에 준비해둔 墓碑銘입니다.

3)작가 카잔차키스가 말하는 자신의 영혼에 깊은 자취를 남긴 네 사람:

호메로스, 니체, 베르그송, 그리고 조르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