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詩한 詩: 몽골의 솔롱고스

마르가시來日와 차부뚜어差不多

알포 2009. 5. 9. 15:30

 

  몽골 사람들이 나태한 것은 유목민족의 특성에 근거한다고 볼 수 있다. 드넓은 초원에서 보이는 것은 가까이엔 풀 뜯는 양떼 그리고 멀리 보이는 것은 지평선뿐... 아주 평화로운 나라다. 그러다 보니 일에 대한 緩急(완급)이 있을 수 없고 오늘 일 내일 일이 따로 없다. 정복왕조 이후 숱한 세월과 함께 '마르가시' 문화가 정착됐다고 볼 수 있다. 마르가시란 몽골말로 '내일'이란 뜻이다. 일을 맡겨보면 집중력(중국인과 비교해)이 약하고 숙련도도 많이 뒤떨어지는 편이지만 뭐든지 내일로 미루는 습성이 있다. 태어나 네 살만 되면 남녀兒 구분없이 말을 타기 시작하니 少時 적부터 野性에 눈을 뜬다. 거대한 땅(한반도의 7.5배)에 전체인구는 불과 250만(수도 울란바토르 인구 90만 내외)이다. 칭기즈칸의 유언에 "너희가 벽돌집을 지어 정착하면 기필코 멸망하리라"라고 한 말은 언제든지 이동하며 戰時에 대비하고 정복왕조의 근성을 버리지 말라는 뜻으로 보인다. 지금의 몽골은 칭기즈칸의 예언대로 되어 있다. 그와 그의 후예들이 굴복시킨 舊 소련과 중국 사이에서 오히려 샌드위치가 된 모습이다. 세계를 정복했던 칭기즈칸의 초라한 모습이 바로 오늘날의 몽골이다. 무슨 일이든 내일로 미루는 마르가시문화 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 그러나 푸른 초원의 광활한 국토를 자랑하는 몽골이 요즘 하나의 새로운 관광대국으로 등장해 대단한 外貨 벌이를 목전에 두고 있다는 사실은 퍽 고무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

  中國語 차부뚜어差不多는 말 그대로 '차이가 별로 없다' 뭐 그런 뜻이다. 그러나 이 말은 숱한 말뜻을 갖고 있다.
-그래
-대충
-됐어
-비슷해 등등.
   중국인의 대표적 商術용어로 긍정도 부정도 아닌 이런 어정쩡한 話法은 오늘날의 중국이 커가는 스피드문화 慢慢地(만만디-slow)와 더불어 중국의 정신세계를 지배하고 있다. 미국을 밀어내고 우리의 제일교역국 자리를 차지한 중국이 구렁이 담 넘어가듯 얼렁뚱땅 차부뚜어 정신으로 우리의 高句麗史에 접근, 자기네 歷史에 끼워 넣기 작업을 시도하고 있다. 우리 정부가 껄끄러운 對美관계의 탈출구로 지난 10년간 중국에 기대기 전법을 쓰다 걸려든 형국이다. 유구한 역사를 자랑하는 우리의 고구려 땅을 변방의 한 부족국가로 비하해 세계사를 왜곡하는 13억 중국의 그 저변에 '대충 그렇게 하면 된다.'는 추악한 차부뚜어 정신이 깊이 뿌리내려 있다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몸에 밴 것은 철저하나 변화를 무서워하는 중국이 하루가 바쁘게 달라지고 있다. 값싼 제품의 새로운 人海戰術로 세계 속을 파고들고 있는데 머지않아 우리도 중국자제로 지은 집에서 그네들의 이불을 덮고 잠을 자며 아침에 일어나서는 그네들의 쌀로 만든 밥으로 식사하고, 또 그네들의 광천수(鑛泉水)를 마시고 그네들이 제작한 車를 몰고 출근할지도 모를 일이다.

  '마르가시'의 내일은 푸른 초원의 꿈으로 다가올 수도 있으나 '차부뚜어'는 불현듯 솟아오르는 土山이 될 수도 있어 우리로서는 安市城처럼 경계하고 굳게 지켜야 할 責務가 되겠다, 우리 모두의...(2005.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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