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詩한 詩: 몽골의 솔롱고스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알포 2009. 5. 8. 17:46


 

고속도로 휴게소에서/김안로


고속도로 휴게소엘 들러보셨겠지요
차에서 내려 입구 쪽으로 걸어가다 보면
어느 휴게소에나 다름없이
쌍둥이처럼 나란히 서 있는 포터 두 대를 볼 수 있지요
하나는 없는 게 없다는 만물상이고
또 하나는 경쾌한 뽕짝음악이 허리를 비틀면서
춤을 추는 카세트테이프점이죠


바닥엔 싸구려 물건들이 어지럽게 늘려있고, 그래도
값나가는 물건은 벽면을 차지해 폼을 내고 있는 만물상
옆에, 책장처럼 가지런히 꽂혀 들락날락 하루는 24시간
경쾌한 멜로디를 발산하는 카세트테이프점
파도처럼 밀려와서 빠져나가는 사람들, 다 보고 있지요


그 앞을 지날 때 관심을 가지고 볼라치면
, 격이 떨어질까 곁눈질로 그냥 지나치기 일쑤인데
옆에서 들려오는 흥겨운 노래 가락에
계단 너댓 개 쯤이야 가뿐하게 올라서지요
바로 그 때 차안에서 참았던 방귀를 냅다 뀌어 보시면
쾌감 좋습니다 물론 보는 사람, 듣는 사람 없고요


속을 비우고 나온 사람, 속을 채우고 나온 사람
아무도 쉽게 계단을 내려서지는 못하지요
허리를 펴서 양팔을 뒤로 길게 젖히면

눈부신 태양이 주저 없이 눈으로 들어와 온 몸에 다시 생기가 돕니다
또 심호흡 한 번 크게 하고 몸을 천천히 앞으로 모을 때
눈에 더 크게 들어오는 만물상 현수막 문구 하나
둘러보면 더러 씰만한 기 있심더」


노래 가락에 맞춰 춤추는 것도 보이죠 
   2005. 07. ◆◆◆◆◆◆◆

Note:'십 년이면 강산도 변한다'했던가요.지금은 포터가 사라지고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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