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생대(苦生帶)/김안로
허유(許由)가 귀를 씻은 물에
소보(巢父)는 소에게 물을 먹일 수 없었다지
영 불길한 통치의 위(位)
사람 사는 세상 한 가운데
그럴 듯한 옥석 가려 앉혀 놓아도
스스로 회오리 만들어 흔들리는 자리
기울기도 못 잡고
올라가도 내려와도 삭다리
목욕재계하고 올라가
결국은 오명(汚名)만 쓰고 내려올
언제나 은자(隱者)로 살아갈 사주 명(命)
떠밀려 올랐다간
소.유(巢.由)도 그렇게 되고 말았을
어찌 보면 분통 터지는 자리
200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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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노트
1.巢.由:소보와 허유
2.소보(巢父) 허유(許由):소부(소보)와 허유는자기산 은사(隱士)로,
요임금이 허유에게 임금의 자리를 넘겨 주려 하자,
허유는 더러운 말 을 들었다 하여 영수(영천)에서 귀를 씻었고,
소를 끌고 온 소보는 이를 보고,
더러운 귀를 씻어낸 물을 먹일 수 없다고 하고
소를 데리고 그대로 돌아갔다는 고사.
3.巢父의 父: ⊙흔히 字(=보甫, 남자에 대한 미칭)로 쓰일 때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