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포 2016. 7. 7. 23:04

제주도를 내 손바닥에 놓으면
섬이 아니고 꿈이 된다

들뜬 마음들이 나를 찾아와
며칠을 놀다 갈 것이며
바다 건너에서도 나를 동경하며
손금 구석구석 검색하느라
꼬박 밤을 지새울 수도 있는 일

예약하려면 일일이 내 스마트폰을 거쳐야 하고
내 일과가 끝나지 않으면
단 하루도 지나가지 못할 것이다

내 손바닥에 있지만
관리가 그리 수월하지만 않는 것이
공항의 질서를 세우거나
재해를 막는 일

아직 공중도덕이 부족한
요우커(遊客)들의 고성방가가 들리거나
태풍이 올 무렵이면
얼른 호주머니에 넣어 소음을 잠재우거나
바람을 피해야 하는 경우다

또한, 쇄도하는 우주의 관광객으로 인해
공항 하나로는 턱없이 비좁아
바다가 조망되는 서귀포 서남쪽 평원 어디에다
근사한 국제공항을 신설하고

하루일이 끝나면
태풍의 눈을 찌르는 산방산 꼭대기에서
잠을 청할 일이다

제주도를 내 손바닥에 놓고 든 잠에서 깨어나면
섬은 떠나고
평원엔 도로가 난 손금만 남아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