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포 2009. 5. 8. 17:44

머리맡에는
늘 하늘이 열려있고
발치는 지상낙원이다
낙원의 기둥은 생목
울타리는 몸에 좋다는 마른 나뭇가지로
얼기설기 엮고
바람이 통하고 볕이 잘 내리도록
제법 아늑하게 품을 넓힌
화려하지 않으면서 정갈하고도 넉넉한 집
세월 가도 손 댈 곳은 없으니
살아 생전 헐고 지을 일, 또 있을까
눈을 들어 하늘을 바라볼 때
좀 넉넉한 마음이면
둥근 낮달로 떠 있는 저 꿈같은 누각이
보일 만도 한데
사람들은 왜 보는 눈도 없는지
짓고, 헐고, 짓는, 한심한 짓
끝이 안 보이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