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神)들의 맴맴/김안로
지상에 재앙이 오면 갑자기 눈은 멀어지고
지성(至誠)으로 올리는 기도는
귀마개를 하고 있어 아예 들리지도 않는다.
입을 다물수록 신위(神位)가 보장되니
-벙어리가 된 역사는 꽤 깊다-
내놓고 말할 필요도 없어
앉아서 구경만 했던 보이지 않는 무례함 때문에
우러러 믿었던 보통 사람들의 그림자가
내내 방황하며 울고 다녔던 세상, 지금도
울부짖는 천둥은 하늘에 숨은 자들에게 보내는
이 땅의 엄한 징벌.
하늘이 찢어지거나 말거나
고추 먹고 맴맴!
'詩詩한 詩: 몽골의 솔롱고스' 카테고리의 다른 글
트위스트 트리 (0) | 2018.05.06 |
---|---|
절물 까마귀 (0) | 2018.04.25 |
첫사랑 (0) | 2018.04.19 |
참기름 한 병 (0) | 2018.04.17 |
나를 탁본(拓本) 할 때 (0) | 2018.04.14 |